[3월 3주] 미술계 뉴스 큐레이션
“죄송해요, 엄마가 너무 싫어요.” 효자 아니었어? 이 화가의 반전
"엄마의 부탁이야. 제발 더 실용적인 직업을 가지면 안 되겠니. 화가가 돈이 될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구나."
어머니, 저도 할만큼 했어요. 이제 좀 저를 내버려두세요. 더는 악몽으로 밀어내지 마세요…. 휘슬러는 속으로 이 말을 삼켰다. 1855년, 휘슬러는 조용히 짐을 쌌다. 만류를 침묵으로 뿌리쳤다. 휘슬러는 프랑스 파리 땅을 밟았다. 미국에서의 삶이 얼마나 지긋지긋했는지, 그는 이날부터 죽을 때까지 고향으로 가지 않는다. 휘슬러는 파리에서 보헤미안의 삶을 만끽했다. 제멋대로 살았다. 철은 없고 허세만 많았다. 휘슬러도 거장의 문하생이 되길 꿈꾸기는 했다. 그저 바람이었다. 그를 받아줄 강심장은 없었다. 낙담한 휘슬러는 술을 퍼마셨다. 어머니가 보내준 돈은 술과 담뱃값으로 탕진했다. 빚이 쌓였다. 루브르 박물관에서 작품을 베껴 팔았지만 역부족이었다.

푸른 눈의 중국미술 컬렉터가 말하는 중국의 현대미술이란
“2012년 M+뮤지엄 대규모 기증 전까지 나의 컬렉션은 중국 현대미술사의 모든 것을 수집하는 일종의 ‘백과사전식’ 컬렉션이었다면, 그 이후엔 내 취향인 작품들을 모았다”
스위스 출신의 슈퍼 컬렉터 울리 지그(Uli Sigg·77)는 자신의 컬렉션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새롭게 추가된 작품은 벌써 600점을 헤아린다. “컬렉션을 끊기가 더 어려웠다”고 말하는 울리 지그의 최근 수집품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가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송은’에서 열린다.

140년 잠든 조선회화에 새 숨결, 영국박물관 김미정 보존가
1994년 홍대 예술학과를 졸업하고 영화 제작 현장에서 일하다가 뒤늦게 서양 지류문화재 보존 복원을 배우려고 프랑스 판테온-소르본대학의 학·석사 통합과정에 진학했다. 그러나 지도교수의 조언으로 석사 논문에서 한지를 다루면서 방향을 바꿨고 소르본대학에선 2018년엔 조선시대 회화의 장황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영국박물관과는 2009년 6개월 인턴으로 처음 인연을 맺었고 2012년부터 리서치 펠로, 2014년부터는 동아시아 회화 보존가로 일했다.

이응노미술관, 11월 국립현대미술관과 전시·국제학술대회 연다
- 전시
전시는 11월 이응노미술관 본관에서 개최되며, 이응노가 유럽 최초로 창설한 동양미술학교가 소재했던 파리 세르누시 미술관의 소장품을 비롯해 각지에 흩어진 작품들을 한데모아 전시한다. 특히 일제강점기 및 1950년대 한국에서 제작한 작품들과 1958년 도불(渡佛) 이후 해외 각지에서 제작한 작품들을 국내 미공개작 중심으로 선별해 소개될 예정이다.
- 국제학술대회
11월 국제학술대회를 공동 개최한다. 학술대회에는 파리 세르누시 미술관의 마엘 벨렉을 비롯해 프랑스, 일본, 한국 등 국내외 연구자 5명이 참여해 ‘20세기 후반 파리의 동양화가들과 이응노’ ‘유럽 시기 이응노 작품의 재료와 기법’ ‘1980년대 일본 미술계와 이응노’ 등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미술도서실 리모델링
“보통은 책장을 똑바르게 세우잖아요. 그렇게 되면 공간이 제한적으로 읽힐 수밖에 없어요. 입구에 들어선 사람들에게 도서실 안쪽까지 인지되지 않을 것 같았어요. 공간이 더 길게 기억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해 질 녘 빛을 더 깊게 드리우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요.”
한 권의 책이라도 더 두고 싶다는 바람에 따라 공간 전체를 서가로 채우는 대신 열람석은 창가를 따라 배치했다. 책상 역시 사서들의 의견을 반영해 너비를 대폭 늘렸다. 폭이 좁으면 전시 도록이나 사진집처럼 큰 책을 편히 읽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크고 작은 요구사항을 만족시키는 동시에 통행에 불편함이 없도록 각별히 신경 썼다. 책장과 책장 사이, 열람석과 책장 사이 등 적정 간격을 확보하기 위해 센티미터 단위로 실무자들과 씨름하는 일은 일상다반사였다.

"전시장에서 향기가 나네" 향 도입하는 미술 전시들
지난 9일 서울 마곡동 스페이스K 서울에서 시작된 미국 작가 도나 후앙카 개인전에는 작가가 직접 조향한 향을 전시장에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 향은 남미 지역의 나무인 팔로 산토와 태운 머리카락 등에서 나는 향을 혼합한 것이다. 도나 후앙카는 "소리와 향은 고정된 이미지로 기록할 수 없는데 많은 이들은 움직이는 이미지들로 작품을 경험하고 있다"면서 "기억에 표식을 남기고자 향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