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3주] 미술계 뉴스 큐레이션
서구미술 ‘최초’ 도입한 모작이 걸작은 아니다
“한국미술사는 그동안 이런 선배들의 세계화를 위한 노고에 보답하듯 최초의 서양화인 고희동의 <자화상>을 필두로 최초의 야수파 작품인 구본웅의 <친구의 초상>이나 <여인>, 최초의 추상화인 김환기의 <론도> 등 서구의 새로운 사조를 ‘최초로’ 도입한 사례를 근대 걸작으로 선정해 전시해왔다. 서구에서의 최초는 새로운 사조를 여는 창의성을 의미하지만, 우리의 최초는 이를 배우는 과정에서의 서툰 모방일 수밖에 없어 한국의 ‘걸작’으로 분류되는 작품들 대부분은 작가의 미술학교 졸업작품이나 졸업 이후 10년 내외의 학습기 내지 모색기의 작업에 해당한다.”
“세계화가 시급해 서구 근대를 조속히 따라잡아야 하던 시절, 새로운 사조의 이른 도입은 그 자체로 가치 있는 일이었다. 그런데 소수의 선별된 걸작의 역사로 기술되는 한국 근대미술사가 이들로 채워지면서 본의 아니게 서구 사조의 서투른 모작 내지 습작을 한국의 걸작이라 배우고 가르치게 됐다. 그렇게 배운 미술 지식으로 서구의 걸작과 한국의 걸작을 동시에 보면서 우리가 한국미술에 자긍심을 가질 수 없는 일이다. 게다가 모작은 자연스럽게 원본에 대한 열망을 조장한다. 그래서 우리는 파리든 뉴욕이든 런던이든 서구에 갈 때마다 그들의 미술관 앞에 줄을 서게 된다.”

몰입형 전시에는 비평을 하지 않는다…모조품에 그러하듯
“몰입형 전시는 기본적으로 입장료 수입에 의존하는 공연산업(Performing Arts Industry)의 일종이다. 다만 예술 또는 현대미술의 “관객의 참여를 기반으로 하는 함께하기”의 형식을 빌어 ‘미술’로, ‘예술’로 포장하려 하지만 미술이라기 보다는 기술에 가깝다는 것이 일반적인 비평가의 견해다. 따라서 이들이 몰입형 전시라는 명칭을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리뷰 즉 비평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이들 몰입형 전시가 참여 예술(Participatory art) 또는 체험 예술(Experiential art)의 일파로 그 역사적 근거를 다다(Dada), 플럭서스 (Fluxus), 미술의 보여주는 형식과 방법의 변화, 작가와 관객, 작가와 작가, 전시와 작품이 맺는 관계를 중심으로 1990년대 중반 이후 동시대 미술의 가능성을 탐색한 니콜라 부리오(Nicolas Bourriaud, 1965~ )의 “관계 미학(Relational Art)”의 관객의 참여와 소통을 근거로 예술이라 주장하지만, 그것은 스스로를 이런 류의 미술의 키치(Kitsch) 또는 모조품(Imitation)임을 자백하는 것과 다름없다.”

유명한 화가들이 참여한 '북아트'의 세계로...
“출판사와 화가, 작가, 판화 공방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이 책들은 예술사적 가치가 높아 뉴욕현대미술관 (MoMA),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같은 유명 미술관의 주요 소장 품목 중 하나이며 현재도 전시 및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파리의 뛰어난 판화 공방에서 한정판으로 만들어진 아름다운 책들은 미술과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http://www.humanaidpost.com/news/articleView.html?idxno=26865

은근한 에로티시즘 혹은 춘정(春情)
“신윤복 작품 중 최고조에 오른 춘정 작품으로 평가받는 건 어떤 그림일까?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저자인 최순우는 이렇게 말하며 아래 그림을 신윤복 최고 걸작으로 꼽았다. "있는 것은 다 있고, 될 일은 다 돼 있다" '사시장춘(四時長春)', '언제나 봄'이다.”

예술은 다양할수록 좋다
“오늘날의 아트 페어도 상업성이라는 기준이 작용할 수밖에 없고, 여전히 일정 수준 이상의 작품을 선보이도록 하는 심사 기준이 있기는 하지만, 그 기준이 오히려 보다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작품을 많이 소개하도록 유도하는 쪽이다. 페어에서 비슷한 작품을 볼 수 없다는 것은 미술 애호가에게는 축복이다. 미술 작품 하나하나는 수많은 이야기를 건넨다. 눈 호강을 하면서 머리로는 끊임없는 사색을 해야 하는 상황. 나는 이 작품을 더 좋아하는가, 그 옆의 작품에 더 끌리는가. 선택을 하려면 머리가 복잡해지지만 그조차도 행복한 스트레스가 되는 경험이 미술과의 조우다.”

불황에도 판매 '불티'…똑똑한 韓컬렉터 "좋은 작품 살 기회"
KIAF를 찾은 홍콩 갤러리 오라오라의 헨리에타 추이렁 대표는 “시장 침체기는 결단력 있는 컬렉터에겐 오히려 기회”라며 “좋은 작품을 합리적인 가격대에 갖기 위해 ‘공부하는 컬렉터’가 한국에 많아진 걸 느꼈다”고 말했다. 특히 ‘블루칩’ 작가와 작품을 미리 찍어놓고 구매하는 사례가 늘어났다고 그는 전했다. 추이렁 대표는 “한국 컬렉터들이 스웨덴 작가 주리 마크쿨라의 작품을 홍콩 아트바젤에서 미리 본 뒤 KIAF가 오픈하자마자 사러 왔다”고 설명했다.

MZ 갤러리스트, ‘갤러리 제이슨함’ 함윤철 대표
해외에 진출하는 우리 작가들과 작품, 갤러리의 숫자가 아직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작가들을 세계적으로 알릴 수 있는 해결책이 있다면.
"국내 미술시장은 수요와 공급, 즉 작품을 구매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과 작품을 만드는 작가 사이의 감정적 간극이 너무 크다. 미국의 경우 대학을 졸업하고 수년 안에 중요한 갤러리나 미술관 전시를 통해 영향력 있는 수집가한테 작품을 알릴 기회가 종종 생긴다. 이를 통해 나의 작품이 세상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세상은 어떤 예술에 반응하는지에 대해 인지할 수 있는데 국내 작가들은 이러한 경험이 부족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