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미> / KBS 역사스페셜(2021.11.02)

KBS 역사스페셜 <한국의 미>는 한국의 대표 미술작품으로 평가받는 석굴암의 본존불상부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방송에서는 석굴암이 지닌 아름다움에 대해 대표적인 특징인 인공 돔 형식부터 미술사학자, 종교학자, 건축학자, 디자인평론가 등의 인터뷰를 통해 소개해줍니다. 인공 돔에 대해서는 로마에서 시작하여 간다라를 거쳐 이어지는 건축양식의 전파로 보는 의견과 신라 독창적인 발명으로 보는 의견으로 아직도 학계에서는 의견이 나뉘고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인들은 석굴암에 의미를 부여하고 동양 최고의 작품으로 선전했습니다. 여기에는 당연히 제국주의적이고 정치적인 목적이 담겨 있었고요.
우선 일제는 불국사와 석굴암을 대표로 하는 통일신라의 예술을 조선예술의 '극성기(최전성기)'라 평가했습니다.
일제는 조선의 예술이 이 때를 기점으로 쇠락해갔다고 해석했습니다. 그러므로 쇠퇴한 조선의 건축과 예술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일본이 도와줘야 한다는 식의 논리였죠.
이 논리를 실현하기 위해 일제는 1909년 석굴암 복원을 기점으로 문화재 복원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쳐나갔습니다.
문제는 제대로 안해서 아직도 문화재들이 온전하게 복원되지 못한게 많다는 점입니다. 석굴암만 해도 문화재 복원 차원이 아니라 토목공사의 관점으로 복원해서 이 때 사용한 콘크리트를 아직도 떼어내질 못하고 있죠. 그래서 사계절 내내 에어컨과 온풍기를 켜서 결로 현상을 겨우 막고 있습니다.
또한 이때 일본인들이 조선의 미술을 슬픔이 가득한 '비애의 미', '애상의 미'로 규정한 것을 학계에서 검증하여 제국주의적 관점이라 규정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했습니다. 쉽게 말해 고양이 쥐 생각하는 마음에 불과할 뿐 학술적인 가치가 있는 개념이 전혀 아니라는 것이죠.
총 2부로 구성된 방송에서는 이 석굴암을 시작으로 그렇다면 한국의 미는 무엇인가? 한국의 미가 있기는 한가?에 대해 추적하기 시작합니다.
저는 한국성, 한국적인 것을 논하는 것에 대해 회의적이긴 합니다. 옛날 사람들은 그런 의식없이 한 것일텐데 지금의 관점으로 재단하는 것 같은 인위적인 시각이 담겨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미술사 공부를 계속 하면 할수록 분명 이웃한 중국, 일본의 미술과는 다른 맛이란건 있기에 쉽게 답을 내리면 안되겠다는 생각도 견지하고 있지요.
무료로 볼 수 있는 방송이면 좋을텐데 아쉽게도 웨이브에 가입해야 다시보기가 가능한 방송입니다. 그래도 방송의 내용이 미술에 대해 여러 생각을 하게 해주고 저처럼 다큐멘터리를 좋아하신다면 분명 재밌으실거에요. ㅎㅎ
“한국의 미를 쫓는 과정은 우리가 남들과 어떻게 다른지, 우리의 정체성은 무엇인지 끊임없이 질문하고 그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