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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와 풍경의 세계 / 윤철규(미진사, 2022)

이장훈
이장훈
- 3분 걸림 -

서로 다른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는 동양과 서양미술의 직접적인 비교는 불가능하고 무의미하기까지 하다. 산수화의 시작점인 중국 등 동아시아에서 자연은 ‘나'로 투영시켜 바라봤고, 서양에서는 보는 대상, 즉 ‘타자'로 봤기 때문에 표현 방식에 앞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어차피 비교 대상으로 성립되지 않은 것을 주제로 삼았기 때문에 하나의 결론을 향해 산수와 풍경이 얽히고 섥히며 소개되지 않고 동양 파트, 서양 파트를 연대에 맞춰 병렬식을 취하고 있다.

그럼에도 동서양 미술사의 주요 부분인 ‘자연을 어떻게 바라보고 그렸는가'에 대해 선구자라 할 수 있는 거장들의 작품으로 충실하게 소개하고 있어 두고두고 보기 좋은 책이다. 책의 내용은 자연이 그림의 대상이 되었던 동서양의 고대부터 ‘무엇을 그리는가에서 어떻게 그릴 것인가'로 패러다임이 바뀐 20세기 초반까지를 담고 있다. 개설서를 공부하듯이 읽어도 좋고, 필요할 때마다 해당 시대를 찾아 공부하기에 좋다.

미술사에서 해당 시대의 미적 가치, 취향을 선도해온 것은 회화, 그 중에서도 산수화인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이 책을 읽는 것은 미술사의 기본을 익히는 것으로도 직결된다. 그리고 미술사로 학위를 받은 저자의 이력에 걸맞게 각 작품마다 충실한 양식분석을 행하고 있어 미술작품을 보는 눈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된다.


p. 151

조용하고 고상한 느낌은 과거의 산수화에도 있었다. 하지만 처량하고 쓸쓸한 분위기는 예찬 이전에는 찾아볼 수 없다. 중국에서는 예전부터 “시의 요체는 고독이요, 그림의 요체는 고요함”이라는 말이 있다. 예찬의 그림은 시와 그림이 하나가 된 것처럼 고독함과 고요함이 하나로 융합된 경지를 보여준다.

p. 253

고전주의 풍경화가 자연의 모습을 그리는 풍경화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거쳐야 할 단계가 있다. 우선 탈주술화 과정이 필요하다. 이는 신화적이고 주술적인 자연관에서 벗어나는 것을 뜻한다. 자연이 신화나 주술에 속박돼 있으면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받아들일 수 없다. 아르카익한 정경을 그린 고전주의 풍경화는 어느 면에서 이를 완전히 극복하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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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이장훈

아트앤팁미디어랩 디렉터. 대학원에서 미술사(동아시아회화교류사)를 전공하고, 박물관 학예연구사, 문화예술 관련 공공기관 프로젝트 매니저로 미술계 현장에서 10년간 일했습니다. 현재는 미술작품의 아름다움을 찾아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글을 쓰고, 전시를 기획하며, 미술사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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