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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으로 읽는 동아시아의 미술 / 한정희, 최경현(돌베개, 2018)

이장훈
이장훈
- 5분 걸림 -

고전미술을 공부할 때 가장 품이 많이 드는 것은 당시 사상과의 연계성이다. 아무래도 철학 전공이 아니기에 사상, 철학에 대한 이해의 깊이가 얕을 수밖에 없고 더 나아가 미술과의 관계까지 찾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막연하게 관계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 공부를 해놓고 보면 생각보다 그렇지 않을 때도 많아서 절대적인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만큼 사상과 미술의 관계를 통한 작품 해석은 어렵다.

특히 동아시아는 서양과 달리 작품 제작의 주체가 학문을 한 사대부들도 있기에 아무래도 그 사대부의 사상과 밀접할 때가 많아 사상에서 조형물 제작까지 이르는 중간 다리를 찾아야 할 때가 많다. 고대 유, 불, 도교를 비롯해서 중세 이후 성리학, 양명학, 실학 등 동아시아를 풍미했던 사상에 대한 공부는 언제나 절실하다.

가장 어려운 것은 미술 역시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머리와 가슴 속에 품고 있던 사상이 마치 ‘1+1=2’가 되듯이 인풋과 아웃풋이 동일하지 않다는 점이다. 성리학적 가치에 따라서 산수를 그리다가도, 때로는 가족의 안녕을 기원하며 불교의 가르침을 담아 그릴 때도 있다. 아니면 아예 아무 생각없이 술 한 잔하고 흥에 취해 그린 작품일 수도 있다. 그렇기에 작가와 그 시대의 사상을 공부하여 인풋하고 작품 해석을 아웃풋하듯이 하면 논지가 무척 단순해진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주변 증거들을 점차 확장하며 찾아나서는 것이다.

『사상으로 읽는 동아시아의 미술』은 개인적으로 가장 모범적인 작품 분석과 미술사 글쓰기를 보여준다고 생각하는 홍익대 한정희 교수와 최경현 문화재감정위원이 함께 쓴 책이다. 논문을 쓰다가 작품 분석에서 막힐 때 다시 읽으며 방법을 참고하는 선학들의 논저 중에는 한정희 교수의 글이 언제나 포함되어 있다. 그만큼 미술 작품을 분석하는 방식이 미술사학자라면 이렇게 해야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모범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한국과 중국의 고전 회화부터 근대 회화까지 폭넓게 교류사를 연구하는 최경현 문화재감정위원 역시 그러하다.

이 책은 고대 신화, 유교, 불교, 도교, 선종, 성리학, 양명학, 실학, 서학, 고증학으로 구분하여 고대부터 청대까지 동아시아 주요 사상과 미술의 관계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리고 경중의 차이는 있지만 중국, 한국, 일본의 미술 모두 포함되어 있어 동아시아미술사를 이해하는 데 하나의 기준 시각을 제시한다.

사상이 직설적으로 드러나는 종교화는 대체로 경전의 가르침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이기에 이해하기에 어렵지는 않다. 그러나 우주의 원리와 도, 이와 기의 관계를 담고 있는 성리학이 산수로 어떻게 발현된 것인지는 이해하기가 꽤 까다로운 편이다. 이 책은 충실한 도판과 작품 분석을 사례로 사상과의 연관성을 설명해주고 있어 전공자는 물론 전공을 하지 않은 이들에게도 동양 회화를 즐기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p. 215
이성은 강남 산수화의 엷은 안개와 담묵법, 강북 산수화의 고산 구도법을 적절하게 결합하여 중국 역사상 역동적인 위업을 이룩한 북송의 국가적 이미지를 산수화로 그려내었다고 평가된다. 따라서 북송 화단에서 대관식 수묵산수화가 청록산수화를 제치고 주류로 급부상한 것은 성리학적 사고를 기반으로 한 사대부의 자연관이나 미감이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큰 산은 당당하게 주위 여러 산의 주인이 된다. 그 주위로 산등성이와 언덕, 숲과 골짜기 등이 순차적으로 배치되어 멀고 가까움과 크고 작음의 우두머리가 된다. 그 형상은 마치 임금이 우뚝하니 남쪽을 향해 있고, 이에 모든 제후들이 분주하게 조회하지만 조금도 거만하거나 배반하려는 듯한 기세가 없는 것과 같다.”(곽희, 『임천고치』, 「산수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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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훈

아트앤팁미디어랩 디렉터. 대학원에서 미술사(동아시아회화교류사)를 전공하고, 박물관 학예연구사, 문화예술 관련 공공기관 프로젝트 매니저로 미술계 현장에서 10년간 일했습니다. 현재는 미술작품의 아름다움을 찾아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글을 쓰고, 전시를 기획하며, 미술사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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