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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미술관 / 알랭 드 보통, 존 암스트롱, 김한영 번역(문학동네, 2019)
나는 회화사를 전공했지만 일은 도자기, 공예와 관련된 것을 많이 했다. 도자기로 유명한 박물관, 공예 관련 공공기관에서 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리 되었다. 일하면서 항상 갸우뚱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 실체를 알게 된 것은 얼마 전이었다. 그 의문을 종합해보면 ‘공예 관련 텍스트들은 왜 이렇게 간지러울까’였다. 처음에는 정확한 이유를 모른 채 이상하다는 느낌만 있었다. 글을 읽을 때마다 머리에 남는 게 없어 내가 문해력이 부족한 줄 알았다. 결국 그 간지러움의 원인을 허황된 단어가 너무 자주 사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었다. 미술사 연구논문과 전공서를 제외하고 공예 관련 에세이, 잡지글, 전시 소개글 등 하나같이 머릿속을 둥둥 떠다니는 단어들이 많았다. 표현하고자 하는 실체와 개념이 손에 확 잡혀야 하는데 그러지 않고 마치 모래가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대표적인 용례로 ‘단정함’, ‘겸손’, ‘태도’, ‘미학’, ‘쓸모’, ‘사유’, ‘베풂’, ‘오감’,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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